Korea Independent 2019

제3회 대한독립영화제 Korea Independent

베를린에 한국 독립영화가 뜬다. 올해로 벌써 세 번째다. 주독일 한국문화원 주최로 2017년 시작된 ‘대한독립영화제’는 독일에 한국의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올해에도 예술영화 전용관 바빌론 극장(Babylon Kino)에서 축제가 열린다. 베를린 관객을 반갑게 맞을 영화는 독립영화 6편, 다큐멘터리영화 2편 등 총 8편이다.

포문을 여는 작품은 한가람 감독의 <아워 바디>다.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한 여성이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그린다. 몸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보고 있으면 달리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이 독특한 영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라는 장르에서부터 그 독특한 성격이 짐작되는 <메기>는 성관계를 ‘불법촬영’한 엑스레이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다. 제목인 ‘메기’는 어항 속 물고기로, 이 영화의 화자이기도 하다. 이 무슨 엉뚱한 말이냐고? 궁금하면 <메기>에 접속하길 바란다. 한국 독립영화계의 스타 이주영, 구교환의 찰진 호흡도 놓치기 아깝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어느덧 30년.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분단의 장벽 속에 갇혀 있다. 통일을 주제로 한 <우리 지금 만나>는 ‘사랑, 갈등, 소통’을 세 편의 이야기에 담아낸 옴니버스 소통 드라마다.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베를린에서 갖는 상영인 만큼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 독립영화의 특징이라면 보살핌이 필요한 미성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많다는 점이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김보라 감독의 <벌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던 <벌새>는 1994년을 배경으로 1초에 90번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14살 소녀 은희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려낸 웰메이드 영화다.

<영주>는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희망을 그린다. 따뜻하면서 현실적인 스토리를 통해 용서와 치유, 애도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보희와 녹양>은 푸릇푸릇한 여름을 배경으로 소년 소녀가 아빠를 찾아 나서는 모험담을 그린다. 보희와 녹양 역을 맡은 두 배우의 사랑스러움이 99분간 행복 바이러스를 전한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의 삶과 작품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도 찾아온다. ‘바람의 건축가’로 불렸던 이타미 준은 2005년 프랑스 예술 문화훈장 ‘슈발리에’, 2006년 ‘김수근 문화상’, 2010년 일본 최고의 건축상인 ‘무라노 도고상’을 수상한 예술가다. 영화엔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이 디아스포라의 이방인에서 세계를 향한 울림을 전한 건축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담겼다.

<김군>은 5·18 광주민중항쟁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다큐멘터리다. 2015년 인천 다큐멘터리 포트에서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받은 화제작으로, 개봉 당시 많은 이슈를 낳았다.

* 출처: 한국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