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furt 괴테 광장에서 매달 열리는 케이팝 동호회 행사 – 케이팝을 선망하는 독일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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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FFM 동호회의 Random-Dance 행사, 150여 명 까지 모여
다른 나라에 비해 케이팝 공연 관람이 힘든 독일의 여건

프랑크푸르트(Frankfurt) 쾨테광장(Goetheplatz)에선 비가 오는 날에도 핑크빛 우산 아래에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맞춰 안무를 추는 50여 명의 13~20세 청소년과 청년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한국 여느 아이돌을 따라 하듯 독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패션으로 입고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안목을 끈다.

케이팝은 일반적으로 독일인들에게 영어 문화권 90년대 아이돌의 아시아판 현대식 버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독일인들에게 케이팝의 춤은 빠르다는 특징이 있고, 각 그룹의 모습은 물론 음악의 장르도 다양할 뿐 아니라, 남자 아이돌의 경우 양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케이팝 스타들은 많은 십 대 청소년에게 포스터나 개개인의 일기장을 통해 추앙받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밴드가 있을 뿐 아니라 그 밴드에서도 특히 흠모하는 가수가 한두 명씩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케이팝의 팬 중엔 괴테광장같이 공공장소에 모여 해당 음악 팝스타들의 안무를 따라 하는 소위 Random-Dance-Spiel이라 불리는 춤 행사를 벌인다. 이들은 2018년 상반기부터 한 달에 한 번씩 토요일 오후에 이곳에 모이는데, 이젠 그 수가 늘어 헤쎈주(Hessen)에서 총 1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해당 행사에 대해선 K-Pop FFM 동호회가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한다.
이 행사에서 추게 되는 춤은 흔히 힙합 행사에서 대결을 치르듯 추는 춤과 달리 여럿이서 함께 추게 된다. 그래서 무작위로 노래가 30~50초 동안 흘러나오면 안무를 아는 사람은 아무나 한가운데로 뛰어나와 춤을 추기 시작하면 된다. 그러면 다른 참가자도 함께 춤을 추거나 춤추는 사람을 에워싸고 이를 보며 환호한다. 그렇게 춤을 추다 휴식 시간엔 각자가 구입한 음반 씨디에 동봉된 수집용 카드를 교환하기도 한다.
독일 청소년들이 케이팝에 점차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단순히 안무가 화려하고 흥미가 있어서일 뿐 아니라 가사가 각자의 내면을 건드린다는 평가 또한 많아서이기도 하다. 가령 자신 혹은 친구 중에 우울증에 걸려 있을 때 방탄소년단 노래에서 위안이나 용기를 얻어 자신감을 찾았다는 팬이 많다. 특히 많은 팬은 이러한 점을 영미권 팝 음악과 케이팝의 다른 점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사뿐 아니라 해당 가수가 올리는 SNS의 내용을 이해하고자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그 결과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제공해주거나 협조해 주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케이팝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도 긍정적이다. 한 참가자의 모친은 “내 십 대 딸이 공공장소에서 춤을 춘다고 프랑크푸르트로 가려고 할 때 처음엔 의심스러웠다”라면서도 직접 와서 행사를 보고 나서는 “이곳 분위기는 아름답다. 청소년들이 서로 껄끄러움 없이 함께 좋아하고 춤추고 있다. 뚱뚱하거나 너무 말랐다던가 크거나 작거나, 그리고 춤을 잘 추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아무도 야유하지 않고 모두가 배려한다”고 행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렇듯 해당 행사는 최대한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분위기가 있으며, 히잡을 쓰고 추는 참가자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들에게 케이팝 스타들은 멀게만 느껴지기도 하며, 이 점이 독일의 팬들에게 특별한 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독일에선 여전히 케이팝 공연이 드물어서, 근래에 베를린 공연은 입장료만 300유로였던데 반해 파리에선 대중교통비까지 합쳐서 75유로에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고 한다. 더군다나 남성 아이돌 그룹의 경우 입대도 해야 하기에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팬들도 있다. 그래서 이 독일의 Random-Dance 행사 참가자들의 궁극적인 꿈은 어느 날 케이팝 가수 중 누군가가 이 행사에 동참해 주는 것이다.
Random-Dance 형식의 동호회 행사는 이미 다른 국가에서도 이뤄지고 있으며, 간혹 케이팝 가수가 참여해 함께 추는 경우도 생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Random-Dance는 참여비가 무료며 7여 명의 젊은 팬들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K-Pop FFM이라는 플래카드가 보인다면 바로 그곳이 행사장이다. 다음 행사는 9월 14일 14시에 열리며, 케이팝 춤을 출 줄 아는 사람은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인스타그램 officialrpdffm을 참고하면 된다. 또한 참여자 중엔 케이팝 안무 전문가(Shapgang)도 있는데, 10월 26일 비스바덴(Wiesbaden)에서 케이팝 안무 수업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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