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공동묘지에 걸린 독일인 작품 – 과거사에 대한 용서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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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공동 지하 묘지 프로젝트에 독일인 참여
독일인의 진심된 양심 고백 받아들이고 용서한 유대인

유대인들은 메시아가 올 때 먼저 부활하기 위해 자신들의 묘지를 메시아가 올 예루살렘 가까이에 두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인구가 늘면서 이러한 관습을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져가게 됐고, 결국 예루살렘에선 지하에 공동묘지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중 하나가 하르 하메누쵸(Har Hamenuchot)란 곳으로 현재 8,000여 개의 묘지를 둘 수 있으며, 앞으로 약 7천만 유로 이상을 투자해 16,000여 개의 묘지를 추가로 더 둘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이 공동묘지는 지금만 해도 길이가 약 1.7km에 달하는데, 이곳에 현재 한 예술 작품이 설치되고 있다. 그리고 의외롭게도 이 예술 작품은 한 독일인의 손에 제작되고 있다.

Jeannette Katzir Photog/Shutterstock.com

이벨레 가브리엘(Yvelle Gabriel) 씨는 유대인의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독일인이며, 마인츠(Mainz)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다가 예루살렘으로 가게 됐는데, 거기서 유대인들의 영적인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공감하게 됐다. 특히 지하 공동묘지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면서, 그곳의 영혼과 함께할 등불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공동묘지 프로젝트 감독자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그가 유대인의 사고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해 그의 등불을 지하 묘지에 걸 수 있도록 허락했다.
해당 등불은 호박색을 띠는 오각형 유리 조각 12개가 연결되어 공 모양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안에 또 다른 등불 조형물을 만들어 넣게 된다. 이로써 가브리엘 씨는 유대인의 소양인 카발라와 영혼에 대한 모티브를 한 등불 안에 담아내었다. 이러한 형태의 등불은 기존에 그가 한 번 만들어 이스라엘 한 의료 기관 쉐바(Sheba)의 회당에 전시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공동묘지 프로젝트 진행자가 하여금 그에게 묘지 작품도 맡기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가브리엘 씨는 어떤 의도로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DW)와의 한 인터뷰에 의하면, 그의 이 작품 작업과 예루살렘 방문은 단순히 유대인의 사고관을 이해하는데 머물지 않았다. 유대인 앞에 독일인인 그는 계속 양심의 가책을 가졌고, 이것에 대한 고민을 가졌다고 한다. 공동묘지 프로젝트 감독자도 부모가 함부르크(Hamburg)서 거주하다 나치 정권을 피해 도주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가브리엘씨는 등불을 만들면서 자신은 독일인으로 머물러도 되며, 사실 그건 더이상 문제 될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프로젝트 감독자도 그를 만나서 과거사 책임은 이제 더이상 상관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보였다. 그래서 이 등불 작품의 주제는 용서와 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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